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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아몬드』 리뷰 – 감정을 느끼지 못한 소년이 알려준 진짜 감정 이야기

by 오리온11 2025. 7. 2.

 

아몬드』는 단순한 청소년 소설이 아닙니다. 이 소설은 인간의 감정, 폭력, 공감, 성장이라는 주제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한 소년의 시선을 통해 섬세하게 풀어냅니다. 손원평 작가의 데뷔작이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.

20년간 문학을 읽고 비평해온 제게도 『아몬드』는 감정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 깊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.

감정을 모르는 소년, 윤재

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뇌 구조를 가진 소년입니다.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아 분노, 공포, 슬픔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죠. 그래서 그는 어릴 적부터 '정상처럼 보이는 법'을 훈련받으며 자라납니다.

이 설정은 우리에게 묻습니다.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걸까요? 그렇다면 감정을 못 느끼는 사람은 과연 어떤 삶을 살까요?

가족과 함께했던 보호된 시간

윤재의 곁엔 헌신적인 엄마와 다정한 할머니가 있었습니다. 이들은 사회로부터 윤재를 지키고, 세상과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존재였죠. 그러나 어느 날, 충격적인 사건으로 그 보호막이 사라지면서 윤재는 세상에 홀로 던져지게 됩니다.

감정을 모르는 소년이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, 그가 겪는 혼란과 상실은 독자의 마음을 강하게 흔듭니다.

정반대의 존재, 곤과의 만남

윤재의 인생에 들어온 인물, 은 그와 정반대입니다. 감정에 솔직하고, 때론 폭력적이며, 충동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입니다. 처음엔 대립하는 듯 보이던 둘은, 점차 서로를 통해 공감과 성장을 배워나갑니다.

윤재는 감정을 배워가고, 곤은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알아갑니다.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‘다름을 인정하는 연대’로 이어집니다.

감정은 타고나는 것인가, 배울 수 있는 것인가

『아몬드』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. 감정은 선천적인 것인가? 혹은 경험을 통해 길러지는가?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, 감정을 원합니다.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오히려 윤재가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.

작가의 문장이 주는 힘

손원평 작가의 문장은 단순하고 간결합니다. 과장 없이 조용히 말을 건네지만, 그 여운은 크고 깊습니다.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주는 감정의 울림은 역설적으로 더욱 진하고 강렬하게 다가옵니다.

『아몬드』 추천 대상

  • 감정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과 성인
  • 심리학, 인간관계에 관심 있는 독자
  •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소설을 찾는 사람
  • 감정 표현이 서툴거나 공감 능력을 키우고 싶은 이들

책이 남긴 문장 – 감정을 원한다는 용기

나는 감정이 없지만, 감정을 원한다.” 이 문장은 윤재의 진심이자,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. 감정이 부족해도, 우리는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. 그리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‘사람답게’ 살아갈 수 있습니다.

마무리하며 – 조용하지만 단단한 감정의 이야기

『아몬드』는 감정이 무엇인지, 왜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. 감정을 느끼는 것이 고통스럽더라도,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진짜 사람다움을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.

오늘 당신의 감정이 무뎌졌다면, 이 책을 펼쳐보세요. 조용하지만 분명한 위로가, 한 문장 한 문장 속에 담겨 있을 것입니다.